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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서른 한 살, 인생에서 정답 찾기

by Go! Jake 2021. 11. 27.

 

'정답은 없다'의 의미

우린 살다 보면 '정답은 없다.'라는 말을 듣곤 한다.

 

과거 취업과 대학원 진로를 고민하던 나에게, 정답은 없으니 잘 고민하고 선택하라고 했던 대학 동기나, 문제해결 방식에 정답은 없으니 결정을 나에게 내리라는 부서원에게 이런 얘기를 듣곤 했다. 결론 없는 얘기 같아서 좋아하지 않던 말이었다.

 

하지만 인생에서 많은 질문에는 실제로 정답이 없다. 예를 들어 회사 면접이다.

 

면접관: A씨는 학점은 괜찮은 데, 이런 학생들이 인간관계가 안 좋던데 인간관계가 안 좋나요?

나: 아... 제 생각에는 인간관계는 그냥 평범한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면접관: 네 그럼 활동적이고 그러신 편은 아닌가 보네요.

 

상대를 평가하고 규정해야하는 면접에서는 특히 위와 같은 대화가 기저에 깔려 있다.

이 때, 지원자 A씨는 '인간 관계가 좋지 않은 편이고 활동적이지 않은 사람'으로 정의되고 대화는 끝이 난다.

 

면접관: A씨는 학점은 괜찮은 데, 이런 학생들이 인간관계가 안 좋던데 인간관계가 실제로 안 좋나요?

나: 제 생각에는 학점하고 인간 관계는 상관 관계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대학 생활동안 공부에 오랜 시간을 들였지만, 동기들과 같이 공부하였고 대학활동에서 인간관계를 충분히 쌓았습니다. 인간 관계를 소홀히 했던 것도 아니고요.

 

면접을 보다보니 나중에는 같은 질문에 위와 같이 대답하였다.

 

나를 충분히 알지 못하는 면접관이 30분동안의 대화로 나를 그렇게 규정할 수는 없다. 그렇게 두어서도 안된다.

나를 평가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 따라서 면접에서는 나와 그 사람의 대화로 결정된다. 정해진 것도, 나에 대한 정답도 없다. 정답은 생각되기 나름인 것이다.

 

서른 한 살, 인생에서 정답 찾기

그렇다면 우리의 인생에는 어떨까? 서른 살이 넘으면서 어떤 인생을 살아야하는 지 궁금하곤 했다. 마지막 날에 나는 후회없는 삶을 살았노라고 자부하고 싶었다.

 

사회초년생이 되어 이러한 고민에 마주했을 때 처음에는 기업에서 임원이 되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복합적인 이유가 있었다. 첫 번째로 명예욕이 있었고, 두 번째로 돈이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마지막으로는 리더십 기질을 발휘하고 싶었다. 주어지는 책임감도 괜찮았고, 좋은 리더가 되겠다고 생각했다.

 

회사일에 오랜 기간 전념했다. 퇴근 후 2~3시간씩 더 공부하고, 주말에도 하루는 반드시 카페에 가서 회사 업무를 공부했다. 업무를 자발적으로 맡아 야근도 잦았고 잠들기 전에는 하루 업무를 백지 복습하면서 대부분의 히스토리를 바로 기억 해 냈다. 이는 실제로 양산이 임박했던 프로젝트에 큰 도움이 되었다. 

 

내 인생은 이 노력을 반복하고, 운이 닿으면 임원이 되어 실제로 후회없이 살았다고 자부하면서 생을 마감할 수도 있었을 것 같다.

 

이 생각에 문제점을 발견한 것은 두 가지였다. 첫 번째, 코로나로 인한 매출침체로 회사에서 상여 삭감 시도를 했다는 것('시도'는 삭감에 실패했다는 의미이다). 이 때 회사에 대한 실망이 컸다. '임원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라는 생각을 가졌다.

두 번째, 이제는 어머니를 봤을 때 나이가 보였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활동적이고 에너지가 넘쳤다. 나랑 농담도 잘 주고 받고 얘기도 잘 나누었다. 어느 날은 평소와 다르게 피곤 해 보이셨는 데, 그 모습이 이제는 서서히 일상이 되어가는 게 느껴졌다. 주름진 미소가 보였다. 미뤄왔던, 부모님께 잘 할 수 있는 시간도 영원히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실감한 것이다.

 

두 이유에서인지 회사에서 임원이 되겠다는 이유는 인생에서 아주 단편적인 일이 되었다. 외적 성취도 좋은 목표가 되지만, 내 인생 전반을 걸쳐 근본적으로 나를 성장시킬 수 있는 내적 목표를 가지는 게 필요했다.

 

그리고 이제는 내 가족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게 목표가 되었다. 경제적 자유를 얻기 위해 리스크를 감당할 각오가 필요하기도 하고, 어려움을 겪으면 내버려 두는 게 아니라 내 일처럼 책임감을 가지고 항상 함께할 자세를 가지게 되었다.

 

가족은 사회에서는 찾을 수 없는 몇 안 되는 내 편이다. 어려움이 있다면 함께 힘을 합쳐 허들을 넘고, 어려움을 극복하면 추억으로 즐거움을 함께 나눌 수 있다. 가족에 헌신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이를 감당할 수 있도록 성장할 필요가 있다.

 

인생에는 정답이 없다. 이는 생각되기 나름이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의 판단이 아닌 온전히 본인의 주관으로 생각하면 된다.

내 인생에서는, 내 가장 중요한 공동체인 가족을 위해 헌신한다면, 긴 여정이 마무리될 때 내 인생에서는 이게 정답이었다고, 후회없이 살았다고 자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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